작년 이맘때쯤 다녀온 헝가리 부다페스트 체코 프라하를 갔다가 2번째 나라로 갔었다. 부다페스트 유람선이 침몰됐다는 안타까운 소식을 듣고 허접했던 안내와 작았던 배..생각이 나서 끄적여본다.

우리는 부다페스트 여행일정이 단 하루였기 때문에 식사하고 어부의요새-유람선까지만 즐기기로 했다. 우선 한국여행객들에게 인기가 많았던 식당 '멘자' 굴라쉬와 오리 리소토를 먹었는데 왜 맛집인가의 의문이 생겼고 인종차별을 여기서 처음 느꼈다. 기분 나쁜 표정과 제스처, 불러도 일부러 오지 않는 여직원은 고단했던 우리 여행길에 짜증을 유발했다. 멘자는 비추천이다. 그렇게 어부의 요새를 구경하고 내가 제일 하고 싶었던 부다페스트 야경 유람선을 타기로 했다.

부다페스트의 야경은 세계 3대 야경 중 한 곳이라 유람선이 엄청 많은편이었고 크고 작은 유람선이 즐비해있다. 나는 제일 저렴하다는 10번 선착장에 있는 유람선에 탔다. 배가 비교적 아주 작은 편이지만 이용하는 관광객이 많아 여분의 배가 몇 대 더 있어 보였다. 구명조끼는 없었고 주의사항이나 안내는 없었다. 그냥 타서 자리에 앉아 구경하고 배가 움직이기 시작하면 관광객들은 서서 포토타임을 갖는다.

유람선이 움직이기 시작하면 엄청난 바닷바람을 일으킨다. 낮은 더워도 밤의 바다는 추웠다. 바람막이와 머플라가 필수였다. 제일 먼저 눈에 띈 국회의사당이다.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큰 규모로 알려져 건국 1000년을 기념해 만들어졌고 벽에는 헝가리의 역대 통치자들의 동상이 세워져 있다. 가까이서 보면 관찰이 편할 텐데 유람선은 관찰하기가 힘들다.

국회의사당의 지붕에는 365일을 상징하는 첨탑이 365개 설치되어 있다. 다 세워볼 수는 없지만 의마가 큰 건물인 것 같다.

유람선을 타다보면 무수히 많은 여러 종류의 유람선을 볼 수 있다. 관광만 가능한 배, 식사까지 할 수 있는 배, 숙식까지 가능한 배까지 아주 많았지만 위험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과 안내를 해야 하지 않나 하는 생각은 들지가 않았다. 그거 풍경만 사진 찍기 바빴었다. 이게 안전불감증인가보다.

여기저기 포토타임. 유람선안은 이동이 자유로웠기 때문에 자리에 서서 사진도 찍고 먹을 것도 먹고 자유롭다. 나도 여기서 헝가리에 파는 돼지비계 과자를 먹었는데 토할 것 같았다. 돼지 냄새가 역해서 먹다가 버렸다.

밤에 보는 세체니다리는 아주 다른 느낌을 준다. 부다페스트의 경제 발전의 상징이라고 한다. 투어는 1시간 정도면 끝나고 2일까지 무한대로 탈 수 있다. 우리는 시간이 촉박해 한 번으로 끝이었지만 나는 아쉬웠다. 나에게도 유럽여행을 평생토록 아픈 기억으로 남아있었는데 또 다른 누구에게도 생각하기도 싫은 곳이 되어버려 가슴이 많이 아프다. 가족을 잃은 심정, 친구까지.. 구조된 14명 중 7명이 사망하고 19명은 아직도 실종 상태.. 슬프고 기가 막힌다. 모든 여행에 대비하려는 안전의식은 꼭 가지고 있어야 될 것 같다. 여기까지 관광을 왔으니 이건 해봐야 한다는 심리도 작용했을 것이고 언제 또 오겠냐는 말에 조금이라도 더 봐야 했으니.. 나 역시 그런 마음가짐으로 몸이 안 좋아도 돌아다녔다. 불의의 사고로 명을 달리하신 분들의 명복을 빌며 아직 실종된 분들이 무사히 살아계시길. 한국까지 안전히 왔으면 좋겠다. 갑작스레 가족을 잃는다는 건 온 가정이 파괴된다. 그리고 조금씩 일상을 되찾으려 하지만 마음속에 죽을 때까지 남아있고 갑자기 생각이 나며 후회스러운 것들만 생각이 난다. 유가족분들 유가족이 될지도 모르는 분들.. 엄청나게 밀려오는 상실감과 슬픔은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 고통은 평생 갈 것이다. 상실을 받아들이고 긍정하며 상처를 보듬어 살펴보면 고통에서 회복으로 바뀔 수 있다. 사실 나도 가슴으로는 실행하기 너무 어려운 일이지만 노력하다 되돌이가 되어도 반복하다 보면 마음이 다져지고 마음속에 평생 살 우리 가족과 친구들이 편해질 수 있을 거다..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실종된 분들 꼭 찾기를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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