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돌길 열리는 쿠크다스섬 소매물도! 여객선 탑승 후기까지
통영여행을 갔던 큰 이유는 소매물도에 가기 위해서였다. 통영은 이전에 몇번다녀왔지만 소매물도는 접하지를 못해 항상 아쉬웠는데 이번 기회에 가보게 된것. 평일 배편은 정해져 있는 시간이 있는데 날씨마다 다르게 때문에 운항이 불가능할때도 있다. 그런데 하필 다음날 날씨가 흐리다는 일기예보를 봐서 다음날 아침일찍 전화를 해서 확인해보기로 했는데 수십통을 해도 받지를 않았다.
운행을 하는게 맞는건지 긴가민가 찾은 통영항. 걱정과 달리 오전 6시 20분의 통영항은 활기차 있었다. 왜 전화를 안받았는지 의문이다. 소매물도까지 가는 배편을 현장에서 구매했고 각자 신분증은 필수로 필요하다. 우리는 가는 시간이 애매해 편도로 결제하고 가는 길에 유람선 안에서 추가 결제를 했다. 왕복으로 미리 결제해도 시간 변경은 가능하다고 한다. 전화 한통화면 가능하다고 했는데 이전처럼 전화를 안받을까봐 미리 왕복으로 구매했다.
나는 어릴때부터 멀미란 멀미는다했다. 그중에서도 제일 심한건 배멀미다. 배탈땐 멀미약이 필수. 먹으면 바로 골아떨어지지만 배멀미가 있는 분들은 꼭 2개는 구비해놔야한다. 배멀미가 가장 괴롭기때문이다. 내가 멀미약을 먹는 사이 엄마는 통영항 근처에 있는 충무김밥식당에 가서 포장을 해오기로 했다. 새벽 5~6시에도 충무김밥은 충분히 살 수 있다.
소매물도로 가는 유람선을 타러간다. 오전 7시 출발인데 운항이 취소될까 확인하려고 일찍와버렸다. 다행히 이날은 날씨가 너무 좋았고 온도도 적당했다. 대신 잠을 조금 더 잘 수 있었을텐데..생각했다. 여행 다음날 아침은 엄청나게 피곤하다.
내가 탄 유람선은 통영-비진도-매물도를 거친다. 비진도는 생각보다 엄청 가까웠다. 유람선안은 모두 다 좌식이다 의자가 없다. 바닥에 앉아서 편하게 가면 된다. 멀미가 심한 나에게는 이런곳이 딱이다. 그런데 딱딱한 마루에 누워자려고 하니 불편했다.
작은 담요를 챙겨와도 좋을 것 같다. 창문에서 바닷바람이 심하게 세어 나와서 시원하다. 가는 길은 파도가 많아서 멀미가 났었다. 약안먹었으면 어땠을까..? 가는 길이 순탄한 편은 아니었다.
그렇게 소매물도까지 1시간 20분이 걸렸다. 소매물도에 도착하면 공기부터 다르다. 시원하고 찹찹한 느낌이라고 해야하나? 도착과 동시에 저 진돗개가 우리를 반겼다. 예전 동물농장에서 소매물도 길안내를 해주는 아이가 있다고 했었는데 저 아이였나? 기억이 나지 않지만 귀여웠다. 아참 아무리 덥다지만 소매물도는 섬이다. 얇은 가디건이라도 하나 챙겨가는게 좋다.
아직 등대섬엔 근처도 안갔는데 주위 풍경들이 너무 예쁘다. 물도 파랗고 깨끗하다. 멀미가 났던 속은 금방 진정됐고 두통도 가라앉았다. 자연바람은 위대하다. 몽돌길을 보려면 등산을 하는것과 같다..엄청 힘들다고 하던데 각오하고 산길을 오를 준비를 했다.
처음부터 급경사가 펼쳐진다. 소매물도 가는 길이 등산 뺨친다는말이 맞나보다. 절대가지말라는 사람과 갈만하다는 사람으로 나뉘어져 가기전부터 갈지말지 고민이 많았다. 더군다나 동생의 컨디션도 좋지 않았기 때문에 걱정이 됐었다. 거기다 가는날이 장날인지 몽돌길 열리는 물때가 빨리 닫히는 날이었다. 우리가 간 날은 물때가 9시30분이었다. 배에서 내릴때가 8시 30분이었는데 잘하면 몽돌길 건너보지도 못한다.
물때보다 일찍 도착하기위해 폭풍 등산을 했다. 너무 힘들었다. 몽돌길을 못걸을까봐 노심초다였다. 미친듯이 올라가는데 마셨던 멀미약이 올라올것 같을정도로 미친듯이 올라갔다. 가는 족족 급경사다. 너무하다. 올라가다보면 매물도 관세역사관이 보인다. 여기서부터 내리막길이다! 생각보다 얼마 안걸려서 아직 오르막 코스가 더 남은건가 싶었다.
급내리막이라 너무 행복했다. 경사가 있는편이라 후들거리는 다리를 진정시켜야 한다. 내리막도 조심해서 가야한다.
내려가다보니 드디어 쿠크다스섬이 보인다. 경치가 너무 좋았다. 생각보다 올라가는 길이 짧아서 놀랬다. 엄청 힘들고 고생만 한다는 말이 많았는데 가기전부터 각오를 하고 가서 그런지 운동을 하지 않는 저질 체력인데도 갈만했다. 여기서부터 360도 사방을 다 둘러봐도 그림이 된다. 물도 맑다.
몽돌길 도착직전. 이 계단만 마지막으로 내려가면 몽돌길이 보인다. 여기서부터 엄청난 바람이 불기 때문에 허리에 맨 옷이나 목에 두른 스카프를 조심해야한다. 엄마는 여기서 스카프를 잃어버렸다. 이때 시간은 9시 10분정도 됐었다. 몽돌길을 20분만 볼 수 있는것이다. 몽돌길을 걸을 수는 있지만 쿠크다스섬에 올라가 사진찍고 경치감상할 시간이 없다.
바다사이로 열린 몽돌길 예쁘다. 사진만큼 예뻤다. 아침일찍 온데다 물때가 빨리 닫히는 날와서 그런지 사람이 얼마 없었다. 우리 포함해서 10명도 되지 않았던 것 같다. 그러나 지금같이 성수기에는 사람이 많겠지? 사람이 엄청 심하게 분다.
조금 남아있는 몽돌길. 원래 길이 넓찍한데 이날은 좁았다. 물때가 다와가서 길이 좁아지고 있다. 우린 등대까지 가는건 포기하기로 했다.
몽돌길이 닫히기전에 급하게 사람을 찍었다. 사진, 동영상 다양한 각도에서 다양한 방면으로.. 사람이 없어 사진찍기에는 좋았는데 엄청난 강풍으로 얼굴 표정 컨트롤이 힘들었다. 얼굴은 이상했지만 풍경은 좋다. 우리가 단체사진을 부탁하고 날때쯤 몽돌길의 면적이 엄청 좁아있었다. 실시간으로 물이 빠르게 차오르는걸 보니 무서웠다. 차오르는 물을 보고 쿠크다스 넘어가는걸 포기하는 분들이 많았다.
우리 역시 포기했다. 너무 아쉬웠다. 등대까지 못해서..배에 내려서 몽돌길까지 30~40분 걸어간다고 생각하면 된 것 같다. 우리는 물때때문에 바쁘게 걸어왔는데 시간이 많다면 등산로로 가는게 좋다. 풍경을 감상하면서 몽돌길까지 갈 수 있기 때문이다.
아침부터 아무것도 못먹고 등산하고 폭풍사진까지 찍으니 배가 많이 고팠다. 유람선 타기전에 사놓았던 충무김밥을 이자리에서 먹기로했다.
등산은 역시 도시락 까먹는 재미. 까는 순간 이거 3인분 맞냐고 되물었던 양이다. 양이 너무 적다.
통영항 맞은편에 있는 풍화김밥에서 3인분을 사왔다. 새벽 6시 25분쯤 가서 산 것 같은데 미리 포장되어 있어서 돈만 주면 바로 내어준다고 했다. 영업시간이 24시간이라 풍화김밥을 가기로 한건데 대부분 충무김밥 집은 24시간 하는 곳이 많은 것 같다.
그래도 먹어야지. 엄청 배고팠다. 원나잇푸드트립에서 돈스파이크가 통영 충무김밥을 먹는 걸 봤는데 거기 사장님이 충무김밥을 제대로 먹는 법을 알려주셨다. 김밥하나에 오뎅2개 오징어하나 찍어서 한입에 먹고 난 후 무 반쪽을 먹고 국물을 한숟갈 후루룩 먹으면 충무김밥을 제대로 먹는 방법이라고 한다. 조미료 맛이 강하지만 내가 좋아하는 맛이다. 그런데 양은 적다. 간단히 요깃거리 한 것 같다.
우린 또 지름길로 오게 됐는데 등산길로 올라가는걸 추천한다. 길을 몰라서 돌아가는 길로 그대로 왔더니 시간이 너무 많이 남았다. 소매물도 관광시간은 2~3시간으로 충분하다. 소매물도에서 숙박도 가능한데 나는 그다지 당기지 않았다.
입항시간이 2시간이나 남아 엄마는 짜증을 내기 시작했다. 시간 아깝게 지름길로 왜 왔냐며 저기 예쁜 등산로가 있는데 말이야..우린 알고 왔나요.. 다시 내려갈까? 얘기했지만 그건 너무 귀찮은 일이었다. 내려가는것도 힘들다. 이땐 초여름이라 그렇지 지금같은 날씨면 다시 내려가는거 말도 못꺼낸다.
시간때우기 좋은 카페에 들어갔다. 유람선 타는 바로 맞은편 카페. 들어가니 강아지가 2마리 있었는데 순하고 사람을 좋아한다. 생각해보니 여기 있던 푸들이 동물농장에 나왔던 것 같다. 그런데 난 이 포메가 너무 귀여웠다. 나이가 좀 많아보였다. 안아봐도 된다는 사장님 말에 안아봤는데 털이 퐁신퐁신 기분이 좋았다. 테이블에 올라가 있던 이유가 자꾸 2층 식당에 올라가려고 해서 사징님이 올려놨다고 하셨다.
2층에 가서 음식을 많이 얻어먹나보다. 귀엽다. 강아지도 순하고 귀엽고 사장님도 친절하시다. 1인 1음료를 시켜야하냐 물어보니 그럴 필요없다고 종이컵을 주셨다. 그래서 2잔만 시켜 나눠먹었다. 힘들었을텐데 앉아서 놀다가라면서 말씀하셨다. 통영여행동안 모든 분들이 친절해서 좋았다.
그렇게 시간이 되어 통영항으로 간다. 한참 자다가 갈매기 새우깡 주러 나왔는데 갈매기는 근처에 오지도 않는다. 그러나 가는 길이 경관이다. 처음 다녀온 소매물도 경치가 좋아서 힐링이 많이 된 것 같다. 등산로로 가보지 못한게 아쉽지만 다음 기회에 가보려한다. 생각보다 힘들진 않았지만 7월 8월은 너무 더워서 힘들지 않을까 싶다.
다들 누워서 가는 유람선 안이다. 친근한 분위기. 너도 나도 안방분위기인데 나는 이 분위기가 좋았다.